황금 돈가 시기, 생산성 차이를 만드는 가공사료의 가치
필자는 지난해 3월, 양돈농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가공사료의 활용 가치에 대한 내용을 기고한 바 있다. 당시에는 가공사료의 장점과 활용방안을 소개했다면, 최근에는 양돈 산업이 직면한 환경 속에서 생산성 손실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가공사료를 다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PRRS를 비롯한 호흡기 질병과 PED 등의 질병 상시화, 그리고 하절기 피해로 인한 수태율 및 재귀발정율 하락은 국내 사육두수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2024년 이후 국내 사육두수는 1,100만두 이하 수준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ASF 영향으로 2026년 3월 사육두수 역시 2025년 12월 대비 약 1% 감소했다.
이에 따라 모돈 두수 역시 95만두 수준까지 감소가 예상되며, 공급 감소 영향으로 4월 9일 이후 돈가는 6천원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른바 ‘황금 돈가’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올해 역시 폭염과 높은 습도가 예상되며, 하절기 생산성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년 심각해지는 하절기 열스트레스는 돼지의 섭취량 감소와 면역력 저하를 동시에 유발하고, 이는 증체 저하와 폐사 증가, 출하일령 지연으로 이어진다. 결국 돈을 많이 벌어야하는 시기에 피해로 인한 농가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단순히 사료 단가만 고려하는 접근보다,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출하체중에 도달시키는지가 생산비 절감에 더욱 중요해졌다. 일반적으로 FCR 0.1 개선 시 kg 증체당 약 23원 수준의 사료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지육률이 1% 개선될 경우 두당 약 7,250원(돈가 6,300원, 115kg 출하 기준)의 추가 수익 창출 효과가 가능하다. 결국 현재와 같은 고돈가 시기에는 ‘한 마리를 더 살리는 것’과 동시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키우는가’가 농장의 수익을 결정하게 된다.
이때,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펠렛 또는 크럼블 형태의 가공 사료다. 과거부터 가공사료를 단순 원가 효율화를 위해 만들어진 사료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질병 스트레스와 환경 변화 속에서 안정적으로 균형 잡힌 영양소를 공급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 사료 활용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가루사료의 경우 입자 크기와 원료 특성 차이로 인해 선별 섭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설계한 영양소가 균형 있게 섭취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소입자에 포함된 비타민·미네랄·아미노산 등의 기능성 영양소 섭취 불균형은 성장 편차와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가공사료는 균일한 형태를 통해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뿐만 아니라 비타민과 미네랄까지 설계한 영양소를 보다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가공 과정에서 열과 압력이 적용되며 일부 영양소의 소화 이용성이 개선될 수 있고, 이는 사료 효율 개선으로 이어진다(Nguyen, 2017).
실제 De Heus Korea 연구농장에서 2025년 말 진행한 가루사료와 가공사료 비교 실험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확인되었다. 동일한 사양 환경에서 가공사료를 적용한 결과, FCR이 0.22 개선되었으며, 출하 성적 비교 결과 지육률 또한 약 1% 개선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사료 형태 변화만이 아닌 농장 수익성에 직결됨을 알려준다. FCR 개선은 동일한 증체를 위해 필요한 사료 사용량 감소로 이어지며, 지육률 개선은 실제 농가의 정산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다만 가공사료 적용 시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하절기 위궤양 발생 가능성이다. 특히 급이 공간이 부족하거나 음수량 확보가 충분하지 못한 환경에서는 위 내 공복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위출혈 및 위궤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공사료는 충분한 급이 공간 확보와 적절한 급이기 관리, 그리고 충분한 음수 공급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하절기에는 음수량 감소가 곧 섭취량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충분한 물 공급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이러한 기본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하절기에도 가공사료의 장점을 보다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양돈 산업은 단순히 성적이 좋은 농장보다, 생산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농장의 경쟁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반복되는 질병과 환경 스트레스 속에서는 평균 성적보다 생산성 편차를 줄이는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결국 앞으로의 양돈은 ‘얼마나 많이 먹이느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먹이고 효율적으로 출하하느냐’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 가공사료는 생산성 손실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관리 전략으로 다시 접근할 필요가 있다.
Hanjin Oh
Swine R&D Profession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