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영양기술·제주 스마트 낙농 ‘상생형 공조
# 사료 공급 넘어 농가 성과 겨냥
디허스코리아는 농가의 경영 성과를 함께 설계하고 개선하는 파트너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다인·다원목장 역시 생산, 가공, 유통을 하나로 연결하는 수직계열화 모델을 구축해 온 만큼, 양측 협력은 한국 낙농의 전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허스그룹은 1911년 설립된 동물영양 전문 기업으로, 배합사료와 프리믹스, 농축사료, 특수사료 등을 공급한다. 디허스코리아는 올해 3월 CJ 피드앤케어를 인수하며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국내 사업 기반에 디허스의 원료 평가체계, 영양 설계 기술, 배합 시스템, 현장 컨설팅 역량을 접목해 한국 축산 현장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강민수 디허스코리아 대표이사는 출범식에서 한국 축산업이 비용 상승, 생산성 정체, 환경 규제, 소비 변화라는 복합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검증된 영양 프로그램과 현장 맞춤형 솔루션을 통해 농가의 실질적인 성과 개선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30년까지 사료 판매 130만 톤, 매출 1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 생산자 주도 유가공 성장 주목
디허스코리아가 한국 시장 출범의 상징적 파트너로 다인·다원목장을 선택한 배경에는 제주 낙농의 특수성이 있다.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조건으로 물류비 부담이 크고, 원유 수급과 판로확보에도 제약이 적지 않다. 생산한 원유를 안정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낙농가의 경영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구조 속에서 다인·다원목장은 생산 현장의 효율화와 가공·유통 기반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 왔다. 다인·다원목장 김정옥 대표는 2022년 4월 향토 유가공 기업인 삼양제주우유를 인수해 농업회사법인 제주우유를 탄생시켰다.
이는 낙농가가 원유 생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직접 가공과 유통까지 책임지는 생산자 주도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생산자가 가공과 유통을 함께 관리하면 원유 판매망 안정과 제품 차별화를 통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우유가 무항생제 우유, 유기농 우유, 저지우유, A2우유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리미엄 유제품 시장은 지역성, 기능성, 품질, 동물복지, 지속가능성 같은 가치가 소비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제주라는 지역 브랜드와 차별화된 원유 생산 기반을 결합하면 대량 생산 중심의 시장과 다른 경쟁 구도를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해 “현재 하루 유가공 처리 물량은 약 20톤 수준”이라며 “흰우유 시장 경쟁이 쉽지 않은 만큼 단순 물량 확대보다는 저지우유, A2우유, 유기농 우유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스마트팜 데이터에 영양 기술 결합
다인·다원목장의 또 다른 강점은 스마트팜 기반 생산 시스템이다. 이 목장은 로봇착유기 8대를 도입해 24시간 자율 착유가 가능한 환경을 갖췄다. 로봇 분뇨 청소기, 자동 송아지 포유기 등 ICT 장비도 활용하고 있다. 이는 노동력 절감에 그치지 않고 젖소 개체별 데이터를 축적해 관리 정밀도를 높이는 기반이 된다.
로봇착유 시스템은 낙농 현장의 운영 방식을 바꾼다. 젖소가 스스로 착유 시점을 선택할 수 있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되고, 착유 횟수와 유량, 사료 섭취량, 유성분, 건강 상태 등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디허스코리아의 영양 설계와 컨설팅이 이 데이터와 결합하면 농가별 맞춤 관리 수준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 사료 효율·품질·판로 안정 겨냥
양측 협력의 첫 번째 기대 효과는 사료 효율 개선이다. 디허스코리아는 원료 평가와 배합 설계, 품질 관리 체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료 품질을 제공하고, 농장 상황에 맞는 급여 전략을 제시할 계획이다.
두 번째 효과는 데이터 기반 컨설팅이다. 다인·다원목장은 이미 자동화 설비와 개체별 데이터 관리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디허스의 영양 분석과 현장 컨설팅이 더해지면 사료 급여, 착유 패턴, 유성분 변화, 번식 성적, 질병 징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세 번째 효과는 프리미엄 유제품 생산 기반 강화이다. 저지종은 홀스타인에 비해 체구는 작지만 유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고부가가치 유제품 생산에 적합한 품종으로 평가된다. 제주우유가 저지우유, 그릭요거트, 목초 우유, 유기농 A2우유 등 차별화 제품을 확대하려면 안정적인 원유 품질과 유성분 관리가 필수적이다. 디허스의 사양관리 기술은 유량 증대뿐 아니라 원유 품품질의 균일성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네 번째 효과는 지속가능한 낙농 모델 구축이다. 제주우유는 저메탄 사료, 재생에너지 활용, 분뇨 자원화, 자가 조사료포 운영 등을 통해 친환경 순환형 낙농을 지향하고 있다. 목장에서 발생한 분뇨를 퇴비화해 조사료 생산에 활용하고, 생산한 조사료를 다시 젖소에게 급여하는 구조는 지역 순환 농업의 기본 틀이 될 수 있다. 디허스 역시 사료 효율 향상과 생산성 개선을 통해 단위 생산량당 환경 부담을 낮추는 방향의 솔루션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다섯 번째 효과는 제주산 우유의 판로 안정이다. 제주우유가 무항생제 우유, 저지우유, A2우유, 유기농 우유 등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면 제주 원유의 안정적 소비처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제주 낙농가의 경영 불안을 줄이고, 지역 원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허스 입장에서도 다인·다원목장은 한국 시장 전략을 실증하기에 적합한 파트너다. 대형 낙농 생산 기반과 스마트팜 설비를 갖췄고, 제주우유를 통해 가공·유통까지 연결된 구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저지우유, A2우유, 유기농 우유 등 프리미엄 제품과 연계할 수 있어 디허스의 영양 기술이 실제 시장 경쟁력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여줄 수 있는 현장이다.
결국 이번 협력의 목적은 농가가 더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더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며, 더 높은 가치를 시장에 제공하도록 돕는 데 있다. 사료 효율, 원유 품질, 데이터 경영, 프리미엄 제품, 지속가능성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때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출범식 협약을 넘어 한국 낙농의 새로운 실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에 대해 기존 거래 관계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협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디허스가 낙농 관련 기술과 노하우에서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협력이 선진 낙농 기술과 전문 영양 솔루션을 현장에 접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디허스의 풍부한 낙농 사료 제조 경험과 유럽 등 낙농 선진국의 기술이 국내에 도입되면 사료 품질과 사양관리 수준이 한층 개선될 수 있다”며 “사료는 물론 로봇 시설 등에서도 앞선 기술을 축적해 온 만큼 협력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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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YUN KIM
MKT Professional